오늘은 24절기 중 겨울이 시작되는 절기 입동(立冬)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입동을 기준으로 절기상 가을에서 겨울로 들어서게 됩니다. 절기력상 입동일부터 입춘 전날까지를 겨울로 보지요.
입동 날짜
양력 11월 7~8일경
입동 뜻
立冬. 겨울이 일어선다.
입동 끝에 앉아 졸던 햇볕이
낙엽 위로 수북수북 쌓이고
그 위에 가을이
투명하게 서서 머무는 사이
떠나도 마음 가까운 사람
흰 서리 되어 다가온다-입동 中 / 유창섬
김장
한국의 자랑스러운 음식 '김치' 입동이 되면 인간뿐 아니라 모든 동식물이 겨울준비를 시작합니다. 겨울에 먹을 식량을 모아 두고, 겨울잠에 들어가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월동 준비는 김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치 수요가 점점 줄어든다 해도 여전히 겨울이 오기 전에 많은 가정에서 김장을 합니다. 과거에는 입동 전후에 집집마다 돌아가며 품앗이처럼 김장을 했는데, 요즘에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11월까지 날씨가 따뜻한 경우가 많아 점점 김장 시기가 늦춰지는 추세입니다.
입동 풍습
• 치계미
치계미란 입동, 동지, 섣달 그믐날에 마을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 등을 대접하는 '양로 잔치'같은 풍습입니다. 본래 치계미란 마을 사또 밥상에 올릴 찬값을 의미했는데요. 후에는 "노인을 사또처럼 대접하라"는 뜻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우리나라의 경로사상을 엿볼 수 있는 풍습인 것 같습니다. 치계미는 마을의 모든 집이 필수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였는데 만약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 도랑탕(추어탕)을 끓여 나누기도 했다고 해요.
• 김장
오늘날과는 달리 겨울에 싱싱한 야채를 구하기 어려웠던 과거에는 겨울이 오기 전 김치 담그기가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요즘에 김치 담그는 집이 많이 줄었다고 해도 "코로나로 먹을 게 없어도 한국인은 냉장고 김치만 파먹어도 3년은 버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냉장고에 김치 없는 집은 거의 없지요.
• 고사지내기
햇곡식과 팥으로 시루떡을 쪄서 고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붉은 빛깔이 도는 팥은 불운을 떨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한 해 동안 농사짓느라 고생한 소에게도 음식을 푸짐히 제공해주었습니다.
• 날씨 점치기
'입동 보기'라는 날씨점을 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입동날에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바람이 매섭다고 여겼습니다.
속담
• 입동 지나면 김장도 해야 한다.
이제 겨울에 들어섰으므로 너무 늦지 않게 김장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입동 때 따뜻하면 겨울도 따뜻하다.
겨울의 문턱인 입동의 날씨가 따뜻하면 그 해 겨울도 포근하다고 여겼습니다.
• 입동 전 보리씨에 흙먼지만 날려주소. 입동 전에 보리 묻어라.
입동 전에 보리를 파종하면 동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입동 전에 반드시 보리 씨 뿌리기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늦가을 끝자락이 되어 찬바람이 불어오는 요즘입니다. 겨울의 초입이니 이제 슬슬 한해 벌였던 일을 정리할 때입니다. 이맘때 좀 허무한 느낌이 들기도 쉬운데요. 겨울나기 준비 잘하셔서 건강하고 따스한 겨울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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