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명절 중 오직 유두만이 고유의 풍속이고 그 밖의 것은 다 중국에서 유래한 날이다" -조선시대 학자 정동유
매미소리 시끌시끌한 여름입니다. 더위와 코로나로 지쳐가는 와중, 7월 달력을 보면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 보입니다. 바로 "유두절(流頭節)"인데요. 오늘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세시 풍속' 유둣날'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유두절(流頭節) 뜻
흐를 유(流), 머리 두(頭), 마디 절(節)
동류수도목욕(東流水頭沐浴)의 줄임말
"흐르는 물에 머리 감는 날"
유래
옛 신라 시대 생겨난 풍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맑은 개울에서 동쪽을 향해 머리를 감은 후 유두 음식을 먹으면 여름을 무사히 보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 생겨난 세시풍속입니다. 경상도에서는 "물맞이하는 날"이라고도 합니다. 현재는 이런 날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신라시대에는 말 그대로 '잔치날'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더운 여름 시원한 개울에서 머리를 감고 등목을 하며 열을 식히고, 동네 사람들과 수박, 화채 같은 여름 음식들도 나눠먹었답니다. 우리 조상들의 바캉스였다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이렇게 유두절은 옛시절 가혹했을 여름을 무사히 보내고자 하는 우리 조상들의 마음이 담겨있는 명절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워낙 더운 시기라 현재도 이즈음이 휴가철이죠. (지금 이 순간! 에어컨을 발명하신 위대한 캐리어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유두 절식
유두날 차리는 절식으로는 증편, 편수, 떡 수단, 상화병, 보리수단, 화전, 호박 밀전병, 유두면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 수박이나 화채를 먹기도 했습니다. 이 중 대표적인 절식은 '밀전병'과 '유두면'입니다.
♣밀전병: 밀가루를 개어 애호박을 채 썰어 넣고 원반 모양으로 얇게 부친 음식
♣유두면 : 햇밀 가루를 반죽하여 염주알처럼 만든 후, 황/홍/청/백/녹색의 오색 물감을 입힙니다. 그리고 나서 색실에 세 알씩 꿰어 대문에 달아 매면 액운을 면한다고 믿었습니다.
※절식이란?
절일(節日)의 뜻을 기리며 만들어 먹는 전통 음식을 말합니다. 절일은 한 철의 명절을 일컫는 말로 이때에는 제사나 민속놀이 등의 행사와 함께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곤 합니다. 절식의 재료는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각 계절의 다산 식품, 향미 식품을 기본으로 합니다.
관련 행사
♣유두 천신 : 유두절 무렵 수확하는 햇과일, 국수, 떡 등을 올려 지내는 제사를 말합니다. 농가에서는 연중 농사를 잘 되게 해달라고 농신에게 고사를 지내기도 합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 많이 지치시죠? 코로나 전에는 유두 명절날 각 지자체에서 관련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었는데요.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작년과 올해는 진행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찾아보니 관련 음식 만들기, 참외 농장 방문 등 아이들을 위한 행사도 많이 열렸었네요. 얼른 코로나가 사라져서 각종 행사와 휴가를 맘 놓고 즐기고 싶습니다. 이게 뭡니까 정말..
그래도 오늘은 시원한 물로 머리 감고 수박화채 만들어 먹어보는 건 어떨까요? 요새 코로나 때문에 가정보육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옛 명절을 그냥 넘기기보다 작은 이벤트 데이로 만들어주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tv도 덜 보게 되고요ㅎㅎ) 그럼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건강한 여름을 기원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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