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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개인주의자 선언(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현 서울동부법원 부장판사인 문유석이 일상 속 생각을 짧은 글들로 엮은 책이다. 

책 제목을 보자마자 "이건 읽어야해"를 외치며 결제했다. 

뭐든지 함께이길 원하고,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삶을 희생하기를 원하는 사회 분위기에 진저리가 나던 참이었다. 


우리는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왜 끊임없이 스스로를 남과 비교하고 평가하는 걸까?

왜 이렇게 남들 눈에 비치는 내 모습에 대해 집착하고, 집단 내에서의 평가에 자존감이 좌우되는 걸까?


"링에 올라야 할 선수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미래를 불안해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걸 두려워하고, 사회에 절망한다. 

상대적 박탈감에 초조해하고, 낙오에 대한 공포에 몸서리친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불행할까?


저자는 우리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전근대적인 집단주의 문화라는 굴레이며,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근대적 의미의 합리적 개인주의라고 말한다.  "복잡하고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특정 집단이 개인을 영원히 보호해 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이 주체적으로 자기에게 최선인 전략을 사고해야 한다."

 

또한 집단주의 문화에서 비롯된 수직적 가치관, 서열주의는 우리를 '더' 불행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잊을만하면 사회면을 장식하는 갑질 문화도 이러한 수직적 서열주의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다. "쥐꼬리만한 권력이라도 있으면 그걸 이용해 상대에 대한 자신의 우위를 확인하려는 동물 사이의 우세 경쟁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사회에서 약자는 자기보다 더 약자를 찾아내기 위해 필사적이다. "


이 외에도 저자가 판사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점들,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다. 

※ 더 이상 신분 이동이 어려워지는 사회에 대한 씁쓸함... (개천의 용들은 멸종되는가)

※ 조정 성공률이 80%가 넘는 젊은 판사에 대한 이야기... (조정 달인의 비결) 등등..


시니컬하면서도 따뜻한 문체로 써내려가기 때문에 커피 한 잔씩 하면서 읽기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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